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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청자와 연꽃

갠하늘 2017. 6. 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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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청자와 연꽃

 

 

고려시대 청자양각연꽃모양 연적 青瓷阳刻莲花形砚滴       높이 10.8cm 고려  12세기

 

 

연꽃모양을 형상화한 연적인데  이런 류의 상형청자와 음각 연꽃무늬등 당시 많은 기물들이

 

연꽃문양을 넣어 작품을 만들었는데 연꽃이 상징하는 의미와 고려시대에 특히 연꽃을 선호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연꽃은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는 식물이다. 연은 흙탕물에 자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우리 조상들은 이 불염성()에 한없는 신비를 느껴 신성시하였고 또 사랑하였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만다라화()라고도 한다.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오묘한 법칙이 연꽃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삼국사기》에서는 신라의 지마이사금() 12년(123년) 5월에 금성() 동쪽의 민가가 땅이 꺼져 내려앉아 못이 되더니 거기에서 부거()가 싹이 터 나왔다고 했다. 또 《삼국유사》 권3 〈대산오만진신()〉에서는 정신대왕()의 두 태자가 산속에 이르매 홀연히 땅 위에 청련()이 피므로 형인 태자 보천()이 암자를 짓고 머물러 사니 이곳을 보천암이라 하였으며 동북쪽을 향하여 600여 보를 가서 북쪽 대()의 남쪽 기슭에 이르니 역시 청련이 피어 있었으므로 아우 효명() 또한 암자를 짓고 머물러 각기 업을 닦았다고 하였다.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연꽃은 불교의 사상과 일맥 상통하는 의미와 상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꽃이 지니고 있는 불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연꽃은 늪이나 연못의 진흙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낸다(). 연은 진흙 속에 몸을 담고 있지만 더럽혀지지 않고 자신의 청정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은 본시 청정하여 비록 나쁜 환경 속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 자성()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불교의 기본교리에 비유될 수 있는 것이다. 석존()의 설법에는 물이 연잎에 붙지 않는 것과 같이 인간이 탐욕에 물들어서는 아니됨을 설파하고 있는데 여기에 불교와 연이 연결되는 원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 꽃이 피는 동시에 열매를 맺는다(). 보통 식물은 꽃이 피고 난 다음에 암술과 수술이 연결이 되어야만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연은 꽃과 열매가 거의 동시에 생겨난다. 이것은 모든 중생은 태어남과 동시에 불성()을 지니고 있고 또 성불()할 수 있다는 사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 연꽃은 고상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연꽃은 아름다우면서도 고결한 풍모를 지니고 있어 세속을 초월한 깨달은 경지를 연상하게 한다. 그것은 곧 성인의 모습에 비유될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연꽃은 불교의 교리를 함축하고 있는 꽃인 동시에 부처님의 진리를 담고 있고 부처님의 초탈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꽃은 부처를 상징한다. 《무량수경()》에서 연꽃은 정토에 생명을 탄생시키는 화생()의 근원으로 설명되고 있다. 또 《아미타경()》에서 연꽃은 극락정토()를 상징한다.

 

연꽃에는 또 각 부분마다 불교의 원리를 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활짝 핀 연꽃잎은 우주 그 자체를 상징하고 줄기는 우주의 축을 의미한다. 연밥에는 9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는 9품()을 말하며 3개의 연뿌리는 불()·법()·승()의 삼보()를 뜻한다. 연꽃의 씨는 천 년이 지나도 심으면 꽃을 피운다 하여 불생불멸()을 상징한다. 또 꽃이 피면서 열매가 생기는 것은 인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연꽃의 생김새를 축을 중심으로 방사되는 바퀴살에 비겨 윤회()의 가르침을 암시하는 것으로 연꽃은 윤회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연꽃은 군자의 꽃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는 면에서 세속에 물들지 않는 군자나 고고한 선비를 표상해 왔다. 

 

또다른 연꽃의 의미로

 

연꽃은 환생이나 재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연꽃이 이와 같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게 된 데는 불교 정토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무량수경()》에서는 연꽃은 정토에 생명을 탄생시키는 화생()의 근원으로 설명되고 있다. 즉 극락에서 다시 태어나는 경우에는 연꽃 속에서 화생하게 되는 것이다.

연꽃이 재생을 상징하게 된 또 하나의 연유는 그 생태적인 특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꽃은 밤에는 꽃잎을 오무렸다가 아침에 새롭게 피어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해가 떠서 빛을 비추고 만물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며 그 빛을 거두면 어둠속에서 생명이 잠든다. 따라서 태양은 부활을 상징하고 영생을 준다고 믿어 왔다. 이러한 소박한 토속신앙은 태양과 관련된 연꽃 역시 재생을 상징하고 내세의 무량한 생명을 준다고 연상될 수 있었을 것이다.

 

 

고려청자가 당시에 무덤의 부장품으로 사용됐던걸 감안하면 고려청자에서 연꽃 문양의 상징은 바로 이 환생 과 윤회의 뜻이 컸으리라 여겨진다.